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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1 19:27 리뷰/영화 리뷰

살아가는 이야기.  그 속에서 과장되지 않은 현실을 볼 수 있다면 그보다 감동적인 것이 없다.  웨인 왕 감독의 영화 스모크는 아마도 이런 부류의 영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극적인 내용도 없고 과격한 액션도 없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순탄치 않은 삶을 하나씩 엮어가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화자이면서 바라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인다.  일상적인 삶에서 주인공이 존재하지 않듯이 그렇게 모두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지 연구대상도 관찰대상도 아니듯이 이 영화에서도 모든 화자는 서로에게 관심어린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잔잔함 속에 영화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게 해 준다. 

 

오기 렌의 잡화점은 이야기가 모이는 정류장과 같은 장소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은밀한 비즈니스를 하기도 하고, 잠시 머무르기도 하는 그런 장소이다.  사람의 과거를 알게 되고, 재치있는 임담을 나누고, 조금 모자르는 사람 조차도 존재감 없는 속에서도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그런 장소이다. 

 

그런 정류장 같은 잡화점을 지키고 있는 오기 렌은 하루도 빠짐없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 자신의 프로젝트라는 이 사진 작업을 하게 된 이야기가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이다. 

오기 렌의 카메라와 사진은 불의의 사고로 부인을 잃고 실의 속에서 더 이상 작품을 내지 못하고 있는 소설가 폴에게 두가지 커다란 의미를 주게 된다.

 

깃털처럼 가벼운 그러나 충만한 의미를 갖는 것

 

모퉁이 조그만 잡화점 주인 오기는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서 폴의 아내 엘런이 아주 사소한  계기를 통해서 자신의 가게를 조금 더 늦게 나갔다면 소설가 폴에게 있었을 상황을 상상하게 하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더 절실하게 표현한다.  폴이 작가(Writer)라고 소개를 했을 때, "What kind of writer he is, Underwriter(손해사정인)?"이라고 비아냥 거렸던 사람조차 "Damn"을 연발하게 만드는 아주 작은 단어는 두 음절의 '만약(If)'이다.  만약이라는 단어에 영화 속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역사를 이야기할 때, 만약에 라고 말을 하면 역사에는 만약이란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것이 얼마나 자신의 몰상식과 무지와 무개념인지를 보여주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마치 멋있는 이야기를 한 듯 어깨를 거들먹 거리며 이야기한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단순한 가정이 아니다.  어떤 사안에 대한 결정의 순간, 수많은 변수들 속에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들을 의미한다.  물론 수많은 전제와 가정들 사이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변수로 치부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고려되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고 그것은 개인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만약이라는 가정을 하게 되는 것은 하나의 성찰과정이다.  만약 이런 선택 혹은 저런 선택을 했더라면 혹은 제 3의 선택을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자기 성찰의 과정이고,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게 끔 만들어진 인간의 굴레 속에서 그러한 실수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가볍고 쉽게 변형되고 사라지는 연기와 같은 인간의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영화가 다름아닌 스모크이다.  인간의 신체에서 아주 미세한 21gram의 무게가 보이지 않고, 미미하고, 존재하지 않는 듯하여도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처럼 일상사에서 소소하고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고, 한 번 쉬어가는 것을 추천하는 듯한 영화인 것이다. 

 

하찮아 보이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것

 

매일 담아낸 개인의 사진집.  똑같은 사진에 대해서 조금은 어의없고 무덤덤하게 다가오는 어찌보면 하찮게 보이던 사진들.  손놀림이 바빠지는 폴에게 좀 더 천천히 사진을 보기를 권하면서, 그렇게 빨리 보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칠 수 있다(Miss Something : 원문은 You will never get it, if you don't slow down.)'는 말을 한다.  약간은 미안해 하면서 왠지 하기 싫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마지못해 오기의 말을 들어주는 폴은 사별한 부인 엘런이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이다. 

일상적이어서 진부해 보이던 감흥이 없는 사진에서 자신이 그리워하고 아쉬움의 끈을 놓지 못하던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그 사진들은 하나 하나 모두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계를 보면서 정해진 시간에 기계적으로 셔터를 누르는 것이 예술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사람들은 모두 의미있는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지 나중에야 알게 된다.  의미있는 것,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통념에서 만들어진 선입견일 가능성이 높다.  천천히 보라는 오기 렌의 조언은 아마도 사소하고 진부한 것에서도 숨겨져있던  의미를 찾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뒤돌아 본다면 진정으로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힘드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타인이 아닌 자신이라고 말한다.

 

담배를 사가지고 가던 폴이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상황에서 구출해 준 라시드와의 인연으로 라시드의 가족으로 부터는 오해를 받고, 깡패집단에게는 모르는 사실 때문에 봉변을 당하면서, 라시드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고 아버지와의 만남까지 절친 오기와 함께 지켜본다. 

또 다시 그들이 상면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것을 라시드가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라시드는 가족없이 살아 온 유년기를 거쳐 청년기에 접어들어서 가족 그리고 부정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민 속에 살고 있다.  그 또한 자신만의 문제로 힘드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변의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인 사일러스는 자식의 존재도 모르고, 전 부인에 대한 잘못들을 가슴에 담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그 또한 과거가 그를 괴롭히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랑방 주인인 사람좋은 오기 렌에게도 가족의 불화라는 문제가 있다.  오기를 차버리고 사라진 오래 전 애인이 불쑥 찾아와서 둘 사이에 있던 딸아이를 구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만,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거절을 한다.  그렇지만 거절도 오래 가지는 않고 결국 딸아이를 보기 위해 찾아 가지만 설득하지 못하고 돌아온다.

기억 속에서 조차 희미해질 정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가 밀매를 통해 번 돈을 옛 애인 루비에게 준다.  오기는 자신이 가족을 이루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확실히 알 수 없는 자식이라는 새로운 문제까지도 안게 된다.  오기 역시 어렵고 힘든 삶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들 모두는 통념적인 일반인들의 삶과 차이가 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그들이 겪는 고통은 다로 그 다름에서 유래되는 것이다.  유행의 역설은 튀기 위해 다르게 시작했지만, 어느새 타인과 차별화되지 않는 평범과 진부함을 가진 또하나의 클론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전면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그와는 반대로 통념 속의 삶을 그리면서 서로 아파하고 그리워하고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이 통념 속의 사람들보다 더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전의 나라는 정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그들은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이들의 삶은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자리매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그 자체가 쉽지 않고, 그들의 성향이 어떻든 쉽고 녹녹한 삶이 아니라는 것만은 감지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의 이미지 속으로 복귀, 그리고 오기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작가로써의 삶은 살아가고는 있지만, 외상에서 오는 단절감 속에 잠겨있던 폴에게 다시 외부로 부터의 변화가 유입된다.  신문 기고를 요청받은 것이다.  몇 일 남지않은 기고 일정으로 지기 오기 렌에게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부탁하고, 점심을 사는 약속으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오기는 자신이 카메라를 가지게 된 이유를 이야기 한다. 

관찰자의 모습으로 시작한 폴의 얼굴에 이야기가 끝나자 서로의 눈 빛을 교환하는 과정이 실감나게 표현되고, 오기의 이야기는 흑백영화로 재연된다.

 

폴과 만나기 전, 오기는 신문을 보고 있다.  브루클린의 살인사건 이야기이다.  채포된 범인의 이름이 다름아닌 폴이 쫒았다던 흑인의 이름과 같다.  이것을 보면 오기가 이야기를 지어 낸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동명이인이거나 아타깝지만 동일인이 다른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라는 방향으로 보고 싶어진다.  그 이유는 오기의 이야기가 너무나 진솔해 보이고 카메라를 훔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무나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야기이고, 희망이 만들어 낸 과장된 표현을 받아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윌리엄허트의 인간적이고 표현력 넘치는 연기, 하비케이텔의 장난기 넘치면서 악당같은 모습 이면에 감춰진 다스함을 표현하는 연기력, 여전사로 다시 태어난 미모의 애슐리 주드의 망가진 모습을 보는 것도 영화의 묘미인 웨인 왕 감독의 Smoke는 다시봐도 좋은 영화, 아니 꼭 봐야할 영화 중 한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동영상 - Ending 장면

스모크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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