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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서로 만나게 되면 언젠가는 서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사람들은 언젠가는 돌아오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만난다는 것은 헤어짐을 기약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어떻게 보면 헤어지는 것은 전제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운명지워져 있기 때문에 헤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가능하다.  헤어진 후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애증 속에서도 슬픈 추억이라는 기억의 파편으로 뇌속에 박혀있다가 가끔씩 가슴으로 내려와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이별 속에서 인간들은 "거자필반"을 생각하면서 살고 있을까?  가끔은 그럴수도 있겠지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린 이후라는 것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그 강을 기쁜 마음으로 건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강을 건너버린 후 가던 길을 멈추고 강기슭 어딘가에서 강 건너편을 보고 앉아서 조금은 멍하니 앉아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건너편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이나, 이 강을 건너서 되돌아 갈 수도 있다는 막연한 생각 조차도 하지 않고 흐르는 강물만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쪽편 어딘가에 무엇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믿음과는 상관없이, 이미 화석화되어버려 도저히 끄집어 낼 수 없는 기억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단서조차도 이미 잿가루가 되어 버렸다면 그 막연한 이면의 현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잠시동안 화석화되어 잿가루로 날아가 버릴 기억으로 인해 강둑을 따라 걷다가 어느 순간 실오라기 같은 기억들이 화석화를 마치는 순간 강 기슭을 등지고 걸어가게 된다.


그렇게 화석화된 인간으로 다시 살아가게 된다.  또 다른 막연한 만남의 기대와 헤어짐의 아쉬움은 지금 현재의 공간에서 새롭게 시작될 어떤 것이라는 것이다.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 지금 강기슭보다는 황량해 보이고, 조금은 불편해 보이더라도 혹시나 얻게 되는 행운이 있어 그 황량한 길을 좀 편하게 갈 수 있는 무엇인가를 얻게 되는 행운을 기대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도 조금씩 화석화되어 갈 것이어서 무엇을  얻지 못하더라도 원래 그런 생각조차도 없었던 사람처럼 그냥 걸어갈 것이다.  가끔은 강기슭이 더 나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그 이상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고,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확인시킬 것이다.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고,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나 먼 강 기슭을 생각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보다는 좀 더 나은 곳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합리화하면서 강기슭에서 더 멀어지게 될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을 다시 보았을 때, 스스로에게 "너 참 많이 늙었구나"라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신체가 모두 화석화되어가고 있음을 감지할 것이다.  생로병사가 급격하게 밀려들어 가던 길 위에서 꼼짝도 못하고 완전히 화석화되어가는 두려움도 있겠지만, 그 두려움조차도 느끼지 못하게 얼른 모든 기억들과 삶의 흔적들이 사라지기를 기도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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